[새책] 기차에서 핀 수채화

기사승인 2018.10.12  11: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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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 eTV=대전충남세종본부 홍경석 기자] 오늘도 승객들을 싣고 “칙칙폭폭~” 달리는 기차가 저 앞에 보인다. 한데 기차를 보자면 무엇부터 생각날까? 단연 추억과 낭만이 우선일 것이다.

또한 헤어짐 따위의 이별에서 기인한 슬픔 역시 그 반열에 숟가락을 얹어야 한다. 필자는 후자에 속한다. 그동안 집필한 글에서도 누차 피력했지만 필자는 기차에 슬픔의 전력(前歷)이 눅진하게 실린 때문이다.

소년가장이 되는 바람에 역 앞에서 구두닦이를 시작했다. 기차에서 내린 승객들이 주 고객이었음은 물론이다. 아버지가 미워서 야반도주를 했을 때도 서울행 기차에 올랐다. 세월은 강물처럼 흘러 이순(耳順)이 된 필자는 지금도 ‘대전역권’에서 생활한다.

늘 그렇게 대전역을 애지중지 ‘싸고돌면서’ 맴도는 때문이다. 더욱이 투잡으로 대전시 홍보블로그 기자를 병행한다. 이런 까닭에 대전역과 그 주변의 스케치에 있어서도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정서에서 <기차에서 핀 수채화, 행복은 기차를 타고 온다> (저자 박석민 / 발간 행복에너지)는 저자의 진정한 기차 사랑과, 기차가 연결하고 있는 각종의 희로애락은 물론 역사까지를 두루 꿸 수 있는 행복의 화수분으로 다가왔다.

기차는 역에서 선다. 그렇다면 기차 정거장인 역(驛)의 의미는 뭘까. 저자는 이를 ‘말 마(馬)’와 ‘그물 망(罔)’, 그리고 ‘행복 행(幸)’으로 분해(分解)하는 고도의 전략(?)까지를 드러내고 있다.

즉 역이란 그물망처럼 짜인 길로 말을 타고 와서 서로 만나니 행복해진다는 주장이다. 가히 촌철살인의 비유가 아닐 수 없어 무릎까지 쳤다. 이 책에서 저자도 주장했듯 이곳 대전은 기차와 함께 비약적으로 성장한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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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역 성심당 빵(집)은 여전히 줄을 선 사람들의 손에 의해 오늘도 불변하게 전국적으로 팔려나간다. 이 또한 기차의 위력 덕분임은 구태여 사족의 강조일 것이다.

올해로 철길 인생 35년째인 저자는 현재 코레일 광주본부 영업처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정동진 역장에서부터 신탄진, 목포역, 나주역장 등으로 재직할 때부터 남다른 필력을 자랑했던 저자는 그동안 신문사와 기타의 언론사에 몇 년간 기고했던 보석 같은 글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따라서 이 책을 읽으면 기차를 타고 직접 어디론가 가지 않아도 간접 경험을 통해 그 주변을 톺아볼 수 있게 도와준다. 더욱이 저자 특유의 섬세한 ‘현장취재’와도 같은 알토란 집필은 여행지에 대한 기대(期待)와 더불어 기시감(旣視感)의 압축으로까지 다가온다.

예컨대 세계적 사찰음식을 맛보려면 백양사역에서 내려야 하며, 남도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꼬막의 속살까지를 느끼자면 역시도 벌교역을 이용해야 한다는 식이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KTX로 인해 서울에서 부산, 목포까지도 슬리퍼를 신고 다녀와도 시간이 남는다. 개인적 생각이지만 기차 여행은 느릿느릿 거북이걸음으로 가는 게 제격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저자가 이 책에서 소개한 깨알 같은 재미와 보석처럼 빛나는 간이역까지를 두루 음미할 수 있는 때문이다. 기차는 꿈을 실어주는 교통수단임과 동시에 자가용이나 비행기와는 다른 매력을 갖추었기에 지난 시절로의 회귀까지 지닌 참 고운 수채화다.

버스와 승용차로 관광을 하는 사람은 쓰레기를 남기지만 기차 여행객은 돈을 떨어뜨리고 간다. 기차 여행을 통해 국내의 매혹적인 관광지를 둘러보고 싶은 독자는 서슴없이 이 책을 골라야 한다.

홍경석 교육전문기자 casj007@naver.com

<저작권자 © 뉴스에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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