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성적 공개 해야 하나?

기사승인 2022.01.28  17: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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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미건조한 통계는 서열화 조장해서 학생들 쥐어짜라는 명령으로 종결될 뿐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nEn 뉴스에듀신문] 김순복 기자 = 지난해 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은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광주지역 언론은 광주와 전남의 수능 1·2등급 서열이 평균 밑이라고 일제히 보도하며 ‘실력 광주’를 책임지라고 압박하는 중이다.

평가원은 매년 관행적으로 수능성적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지만, 교육 주체들에게 이 자료는 어떠한 교육적 의미도 갖지 못할 뿐 아니라, 입시 과열을 부추기는 명분으로 이용될 위험만 크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지역, 성별, 졸업·재학 여부, 학교유형 등에 따라 수능 성적의 통계만 드러낼 뿐, 각각의 수능성적 차이 원인이 무엇이고 교육과정 재구성을 위해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등 아무런 부연 설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

둘째, 지역별 수능성적 차이가 의미 있는 자료가 되려면, 지역 학업성취도를 면밀히 진단하고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개선책 등이 제시되어야 한다. 그런데 평가원은 지역별 성적결과만 단순 비교하며 서열 경쟁만 부추기고 있다.

셋째, 수능 성적결과는 교육적 동기를 새롭게 부여하기보다, 학교·교육청 단위의 책임자에게 성적을 쥐어짜서 수치로 증명하도록 강요할 명분으로 작용해왔음을 모르는 이가 없다. 만약 이를 증명하지 못해 공부 못하는 동네로 낙인이 찍히면, 지역 간 차이는 더 단단하게 굳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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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2010년 대법원은 수능 정보 공개여부 판결에서 "학교 간 서열화 등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시험정보를 공개해 현실개선에 활용하라."고 판시한 바 있다. 이 판결의 핵심은 ‘공개하라’가 아니라 ‘현실개선에 활용하라’임이 분명하지만, 입시 결과를 유일한 능력의 결과로 숭상하는 보수 정치인들과 이에 기반해 수익을 얻는 사교육 업계는 서열화의 부작용에도 불구, 수능 성적결과를 정치적·경제적으로 악용해 왔다.

특히 지난 광주시교육감 선거에서는 몇몇 후보들이 수능 성적결과를 ‘학생들의 실력을 떨어트렸다.’는 근거로 선거 전략에 악용한 바 있다. 올해 지방자치 선거를 앞두고 발표된 이번 평가원의 자료 역시, ‘수능등급 = 학력 = 교육의 성과’라는 조잡한 틀 안에서 지방자치 교육이 논의되도록 내몰게 될 게 불 보듯 뻔하다.

교육의 성과를 소위 명문대에 보낸 학생 숫자, 수능 상위 등급 비율 등 수치로 확인하려 들 때 교육이 타락할 수밖에 없음을 우리 사회는 충분히 경험해 왔다.

이에 우리단체는 이번 발표의 후폭풍에 대해 책임지고 수능성적 공개를 재고할 것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촉구하는 바이며, 학력 프레임에 흔들리지 말고 굳건히 진보교육을 이어갈 것을 광주시교육청에 요구하는 바이다.

더불어, 광주시교육감 후보들도 ‘수능 최고 등급 달성으로 실력 광주를 만들겠다.’는 식의 값싼 언어로 표를 얻으려 하기보다, 백년지대계를 다져갈 꼼꼼한 언어로 광주교육의 비전을 보여주기를 당부하는 바이다.

2022. 1. 28.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김순복 기자 aha080@gmail.com

<저작권자 © 뉴스에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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