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일 한전 사장 취임사 '탄소중립' [전문]

기사승인 2021.06.01  16: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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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승일 한전 사장

[nEn 뉴스에듀신문] 한국전력 가족 여러분, 반갑습니다.

먼저 지난 3년 동안 과감한 변화와 혁신으로
한국전력을 훌륭히 이끌어주신 김종갑 사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공직 초년병 시절부터 언제나 저의 롤 모델이셨는데

영광스럽게도 오늘 이 자리를 이어받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한국전력의 성장과 발전, 대한민국 에너지산업에 거대한 족적을 남겨주신 김종갑 사장님께 다시 한번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한준호 회장님,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최고위원님,
전국전력노동조합 최철호 위원장님께서도 함께 해 주셨습니다.
특별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30년 넘게 공직에서 에너지정책을 추진하면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최고의 에너지기업으로 성장해 가는
한국전력의 역동적 변화를 자랑스럽게 지켜보며 응원해 왔습니다.

우리 경제와 산업 발전을 든든히 뒷받침해 온 한국전력에 대한
임직원 여러분들의 자부심과 국민과 주주들의 기대와 여망도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 ‘Carbon Neutral’이라는 에너지 산업의 대전환기에
한전의 제21대 사장으로 취임하게 되어 어깨가 무겁습니다.

하지만, 훌륭하신 선배님들과 임직원 여러분들을 믿고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 볼까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여러분들이 추구해오신 가치,
그리고 성과와 전통,
그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거나 버릴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익성과 기업성의 조화, 가치경영과 수익성 제고,
에너지전환과 디지털 변환에의 대응,
고객만족과 사회공헌, 협업 생태계의 조성,
해외 신사업 개척과 신성장동력 발굴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방향을 존중하고
미약하나마 저의 힘을 그 이상의 도약에 보태겠습니다.

한국전력 임직원 여러분!

앞으로 우리의 고민은 조금 더 깊어져야 하고
우리의 시도는 좀 더 과감해져야 하며,
한걸음 더 빨리 움직여야 할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함께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향해 빠르게 단일대오를 형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모두의 일상을 바꿔놓은 코로나19도 결국 기후변화의 부산물임을 깨닫게 되면서,
이제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습니다.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87%가
에너지 생산과 에너지 소비과정에서 나옵니다.

전력을 포함한 에너지 全분야의 선제적 기술혁신,
과감한 에너지 시스템의 전환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에너지 시스템의 전환 속에서
전력 패러다임의 변화는 누가 선도해야 합니까?
우리는 2030년, 40년, 50년
한국전력이 어떤 기업으로 남아 있기를 원합니까?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겠습니까?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여기에 대한 답을 먼저 구해 나갈 것입니다.

일단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알게 된다면
이제 한번 과감하게 도전해 봅시다.

우리 앞에 가보지 않은 길이 있고, 우리는 이 길을 숙명적으로 가야만 합니다.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은 지난 2018년 정점을 기록했습니다.
탄소중립 목표연도까지 29년이 남았습니다.

EU가 탄소배출 정점에 도달한 이후 60년에 걸쳐 달성하고자 하는 탄소중립을
우리는 그 절반의 기간 안에 도달해야 합니다.

게다가 모두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의 제조업 비중과
에너지다소비업 비중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우리가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솔루션을 찾아
과감한 도전을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머뭇거릴 이유가 없습니다.
저는 사장으로서 여러분의 과감한 시도를 응원하고 함께 할 것입니다.
절대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맙시다.

과감한 시도 끝에 확신이 생겼다면 그때부터는 가속페달을 힘껏 밟아야 합니다.

엊그제 P4G 정상회의에서 오스테드(Orsted)사 사장의
‘속도전’ 이야기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초 2040년까지 에너지생산의 85%를 재생에너지로 구성하고
해상풍력 단가를 100유로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두 번째 목표는 이미 달성했고,
2025년이면 100% 재생에너지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가야 할 목표는 멀고 경쟁은 치열할 것입니다.
우리의 속도가 좀 더 빨라지고 기민해져야 할 이유입니다.

격동의 변혁기에는 ‘agile’, 즉 빠르고 유연한 조직이 살아남습니다.

한국전력 임직원 여러분!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저와 여러분이 앞으로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또 KEPCO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어떤 것일까요?

이제 그 부분 말씀을 좀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탄소중립시대 에너지분야 패러다임은
탈탄소화, 분산화, 지능화로 압축됩니다.
우리는 특히 이 세 가지 경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전력의 생산과 소비는 물론, 송배전에 이르기까지
전력산업 전반의 ‘탈탄소화’ 추세입니다.

탈탄소화의 한 축은 에너지믹스, 발전믹스의 과감한 전환이고,
또 다른 축은 효율과의 전쟁입니다.

온실가스 기여도가 재생에너지는 36%, 효율은 37% 가량 됩니다.

지금까지 에너지믹스가 주로 수용성, 안전성, 경제성 측면에서 고려되었다면,
이제는 탄소배출 측면에서도 가능한 대안을 모두 살펴야 합니다.

대규모 해상풍력발전과 빠르게 확대되는 신재생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송변전 시스템 구축을 서둘러야 하고,
전력의 생산, 운송, 소비 전주기의 효율도 높여야 합니다.

특히, 효율 향상은 발전과 송배전 설비투자를 최소화하면서,
한전으로서는 시스템 설계 및 제조, 운영 노하우를 비롯하여
하이테크 선도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다음으로 주목할 주제는 전력 생산과 소비의 ‘분산화’입니다.

그동안 분산형 전원에 대한 요구는 많았지만,
제도적으로 분산형 전원의 편익에 기초한 보상은 상대적으로 미미했습니다.
인센티브가 부족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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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그리드의 구축, 지역이 주도하는 에너지전환은
전력시스템의 혁신이 뒤따라야 가능해집니다.

한전의 역할과 기능이 변화하고 고도화되어야 합니다.

이제 한국전력도 정부, 유관기관과 함께
전력수요의 지역적 분산을 유도하는 것은 물론,
전력생산을 분산시킬 인센티브와 송배전 이용 요금제도를 마련하고,

전력시장의 개편과 가상발전소 도입 등을 준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전력의 생산, 운송, 판매 등 밸류체인과
전력산업 생태계 전반의 ‘지능화’입니다.

먼저,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디지털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내면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반하에,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산단, 스마트 시티와 연계한
새로운 서비스 개발까지 고민의 폭을 넓혀 가십시다.

특히, 전기사용자의 편의성과 안정성, 경제성을 높여 가야 합니다.
데이터(D), 네트워크(N), 인공지능(A) 기술이 접목된
서비스 혁신과 솔루션 개발에 적극 나섭시다.
스마트미터기 확산을 계기로 다양한 요금제의 도입도 필요할 것입니다.

한국전력이 추구하는 핵심 역량에 부합하면서 동시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그런 에너지 신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한국전력 가족 여러분!

저에게는 국민들이 우리 한국전력을
이렇게 평가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유능한 KEPCO, 든든한 KEPCO, 따뜻한 KEPCO 입니다.

우선 똑똑하고 일 잘하는, 그래서 유능한 KEPCO 입니다.

여러분들이 업무 효율화를 위해 ‘불필요한 일 버리기’를 해오고 계신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일 버리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제안하고자 합니다.
이 일을 왜 하는지 잘 모르겠거나, 설명할 수 없다면 과감하게 버립시다.

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잘 정의하지 않고 일을 벌이는 것은 재앙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를 잘 정의하는 것, 이것은 조직 리더의 몫입니다.
부장님, 처장님, 본부장님, 부사장님,
그리고 저까지 포함해서 이것을 잘 정의하지 못한다면
자격이 없습니다.

그래서 리더들은 공부를 해야 합니다.
전임 김종갑 사장님께서 여러분에게 당부하고 실천해오신 공부 문화,
저는 더 확대하고 강화할 것입니다.

우리 제대로 공부하고 준비하십시다.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각종 계획이나 정책을
6하 원칙에 따라 잘 설명할 수 있는지만 제대로 체크해도,
저는 똑똑한 KEPCO, 유능한 KEPCO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둘째로, 든든하고, 믿음직한 KEPCO로
국민들에게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국가와 국민, 그리고 전기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하는 것이
바로 공공성 측면의 기대 역할입니다.

우리 한국전력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더 잘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기업성 측면의 기대 역할입니다.

말은 참 쉽습니다만, 실천이 매우 어렵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시대 상황에 필요한 것, 그리고 잘할 수 있는 것을 정확하게 골라내는
선구안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야구에서 타율이 높은 타자들의 공통점은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별하는 선구안과 정타를 때리는 능력입니다.

우리 함께 선구안을 길러야 하겠습니다.

셋째로, 따뜻하고, 존경받는 KEPCO가 되도록
다 함께 노력해 보십시다.

혁신은 연대와 협력에서 비롯됩니다.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연대와 협력은
더욱 절실해질 것입니다.

혼자서 열 걸음을 뛰어 나가기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믿고 함께 가는 방법,
함께 강해지는 방법을 찾아내는 그런 KEPCO를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제 혁신을 위한 연대와 협력의 구심점에 한국전력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밖의 외부 조직과의 관계에서, 또 조직 내 수직-수평적 관계에서
소위 너그러움, 관용과 배려의 마음가짐을 유지하는 것이
관계 형성과 유지의 첫걸음입니다.

저는 우리 한국전력에서 더 이상 갑질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한국전력에 물건이나 서비스를 파시는 분들,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함께 개발하고 있는 분들,
또 한국전력이 만든 서비스를 사시는 분들
모두 우리들의 소중한 미래 동반자가 아니겠습니까?

우리 중소, 중견기업들의 소재, 부품, 장비 기술개발도,
미국의 코로나 백신 개발도, 그 성공비결은 단연코 정부와 공공부문의
리스크 분담이었습니다.

미래 기술로드맵과 투자 리스크를 공유하고, 성능을 함께 평가해주며
성능이 인정된 제품을 구매하여 트랙 레코드를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우리 한국전력에게 기대하는 파트너들의 요청입니다.

한국전력만의 경쟁력으로 홀로 미래의 승자가 될 수 없습니다.
전력산업 생태계 전반이 함께 강해져야 합니다.

그동안 저는 정부에서 일하는 동안 전문적 식견과 다양한 현장 경험,
그리고 열정과 헌신으로 똘똘 뭉친 우수하고 책임감 넘치는 한국전력 임직원분들을 많이 만났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늘 이렇게 한전 가족으로 다시 만나니
더더욱 오랜 벗처럼 반갑고 마음 든든합니다.

저는 오늘부터 전력산업 생태계를 이끄는
‘세계 최고의 에너지플랫폼 기업’으로
한전이 거듭나기 위한 고민들을 함께 하면서 여러분과 함께 실천해가고자 합니다.

한국전력 가족 여러분!

한국전력은 지난 세월 숱한 고비를 넘어서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전력기업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주인의식, 도전정신, 혁신의지를 되새기며 모두의 역량을 집중해 나갑시다.

시대의 흐름과 요구를 조금 먼저 호흡하고,
정부와 발맞춰 걸으며, 우리 국가와 국민,
그리고 협력기업과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 나갑시다.

오늘, 저를 따뜻하게 맞아주신
국내외 2만 3천여 한전 임직원과 노조원 여러분,
그리고 한전을 믿고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다시금 의지를 가다듬습니다.

선배 사장님들께서 펼치신 ‘Great Company’, ‘Again KEPCO’ 등의 비전이
또 다른 의미에서 지금도 유효하다고 생각하며
여러분과 함께 실현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전력 가족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을 기원드립니다.

오랜 시간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년 6월 1일 대표이사/사장 정승일


이희선 기자 aha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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