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듀=미디어잡 이신혜 기자] <이> 엄민용 기자님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엄> 저는 경향신문 체육부에 근무하고 있는 기자입니다. 직급은 부장대우이고요. 출입처는 한국기원, 국민체육진흥공단, 마사회 등입니다.
처음에는 지방 일간지에서 교열기자와 취재기자로 일했고, 중앙 일간지의 계약직 교열기자로도 오랫동안 일했습니다.
교열 일을 하면서 익힌 우리말 지식을 활용해 2008년부터 ‘건방진 우리말 달인’ 시리즈(3권)를 출간했고, 이 책들의 반응이 좋아 요즘에는 글쓰기와 우리말 익히기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경향신문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엄> 신문사 연혁이야 네이버 두드리면 다 나오는 것이니까 생략하고요. 경향신문은 과거에는 어땠는지 몰라도, 지금은 독자를 위한 독자만을 생각하는 신문이 되고자 노력하는 신문입니다.
경향신문은 전체 주식의 80% 이상을 사원들이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장이나 국장 개인의 입김에 의해 논조가 좌지우지 되지 않습니다. 직필정론의 토대가 어느 신문보다 강한 언론사입니다.
또 우스갯소리지만 구조조정을 할 수 없는 언론사이기도 하죠. 사원 대부분이 주주이니까요. 사장도 사원들이 직접 뽑습니다.
<이> 경향신문의 채용과정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엄> 글쎄요. 채용과 관련해서는 저도 들은 소리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알 만한 자리에 있지 않고, 솔직히 굳이 알고 싶은 마음도 없고요.
다만 경향신문에는 문턱이 없습니다. 제가 알기에 고등학교 졸업자라도 얼마든지 응시를 할 수 있습니다.
과정은 서류 전형, 필기(국어, 상식, 글쓰기), 면접 등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지난해 필기시험 감독관을 맡은 적이 있습니다.
<이> 경향신문 올해 채용계획이 있나요?
<엄> 이것도 일단 답은 ‘글쎄요’이네요. 하지만 거의 해마다 공채를 뽑았으니,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당연히 뽑겠죠?
<이> 다른 신문사와 차별적으로 보는 능력이나 스펙 요건이 있나요?
<엄> 그런 것은 없는 것으로 압니다.
특히 경향신문 기자들은 현 정부에 비판적 시각을 가져야 하는 것으로 오해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편집국장을 비롯해 데스크들이 가장 경계하는 것이 ‘이유 없는 비판’입니다. 진보를 지향하되 보수의 고개를 끄덕이게 해야 한다는 게 경향의 논조라면 논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제가 느끼는, 아니면 제가 가지고 있는 사견입니다.
<이> 언론사 입사를 준비할 때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고 공부를 해야 하나요?
<엄> 일단 기자라면 글쓰기는 기본입니다. 맞춤법 등도 당연히 공부해야 하고요.
하지만 그보다 풍부한 상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글쓰기나 맞춤법은 선배나 교열기자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부족한 상식은 어떻게 채울 수가 없으니까요.
논리적인 사고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신문기사에서는 표현력보다 설득력이 훨씬 중요합니다.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기사는 독자들에게 궤변으로 읽히게 됩니다.
<이> 기자는 필력이 중요한데 필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엄> 무조건 써 보는 것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쓰는 겁니다. ‘박태환’ 선수도 처음에는 물장구를 치면서 놀다가 어느 순간 선수가 됐고, 수영 이론교육은 그때부터 배웠습니다.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짧은 글이라도 매일 쓰는 게 중요합니다. 그냥 명언이나 속담 등을 베끼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것들은 나중에 글을 쓸 때 큰 도움이 됩니다.
또 자신의 글을 남에게 자주 보여줘야 합니다. 환자가 병을 감추면 의사가 고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 기자가 되는데 있어 꼭 필요한 능력이나 자질은 무엇인가요?
<엄> 열정, 인내, 끈기, 탐구심 등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기자라는 직업이 사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꽤 힘든 직업이거든요.
여기에 겸손도 필요할 듯합니다. 그게 없으면 못돼먹은 기자가 되기 십상이거든요.
<이> 기자가 추구해야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엄> 무엇보다 사회정의가 우선돼야겠지요. 신문은 사회의 목탁이니까요. 또 기사를 사유화하는 일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기자란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에 대해 정의 한다면?)
<엄> 말 그대로 뉴스 생산자입니다. 세상에 퍼져 있는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죠.
<이> 기자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엄> 장점이라면 어디를 가든지 당당할 수 있다는 것일 듯하고요. 단점은 기자를 안 하면 할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일 듯싶네요.
<이> 신문기자와 방송기자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각각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엄> 취재와 보도의 특성상 신문기자는 많은 내용을 빨리 전달할 수 있지만, 방송은 그럴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방송 뉴스의 경우 특종이 아닌 경우 대부분은 이미 신문에 나온 내용들입니다.
방송의 매력은 제가 잘 모르겠네요. 신문은 모든 게 꽤 매력적이에요.
<이> 경향신문 기사 발제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엄> 저희 체육부는 담당 기자가 오늘의 뉴스거리를 내놓으면 중간데스크와 데스크가 1차로 걸러내고, 이를 편집국장이 주재하는 부장단 회의에 내놓습니다. 부장단 회의를 통과한 뉴스거리에는 취재 지시가 떨어집니다. 데스크와 편집국장이 취재를 지시하기도 합니다.
<이> 엄민용 기자님은 기자가 되겠다고 마음먹으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엄> 대학교에서 교지 편집위원을 맡으면서 언론에 관심을 갖게 됐지요.
<이> 기자 생활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엄> 매일매일 제 기사를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이> 존경하는 인물이나 영감을 많이 받는 인물이 있으신가요?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분은 마사회 홍보실장을 지낸 ‘김선덕’ 님입니다. 교열기자로 10년 넘게 일한 저보다 우리말 실력이 뛰어나시거든요. 우리말 사랑도 지극하시고요.
<이> 하루 일과 중 외부에 계신 시간과 회사 내에 계신 비율은 어떻게 되시나요?
<엄> 매일매일 다릅니다. 그냥 반반 정도라고 해두면 좋을 듯 하네요.
<이> 마지막으로 기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엄> 기자가 될 수 있는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다만 그 길은 사람마다 다 다릅니다.
저는 대학을 마치고 서울에 있는 중앙 일간지들에 응시했다가 연거푸 미역국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지방지로 갔고, 중앙 일간지에는 계약직으로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속칭 IMF 시절에는 계약직으로 두 번이 잘리기도 했습니다.
바로 갈 수 없으면 돌아가도 됩니다. 원래 길은 그런 겁니다. 또 직선으로 곧게 뻗은 길보다 굽이가 있고 돌과 나무뿌리가 보이는 길이 훨씬 재미있기도 하고요.
[미디어잡 취업기자단 6기] 이신혜 기자 / oliviaviole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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